팔란티어 실적 리뷰, 거품일까 성장성의 반영일까

개요

팔란티어 실적 발표가 있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이었다. 그러나 주가는 지지부진하며, 실적은 여전히 논란이다.
아직 고평가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단순한 AI 인기에 힘입은 거품인 걸까?
거품이라 한들 이 정도 유지할 수 있으면 실력인 건 아닐까?


팔란티어 실적 리뷰 (1Q)

호실적이었다.
일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6억 3,43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상업 부문의 매출이 26.7% 증가한 2억 9,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을 주도했으며, 고객사 수도 155개에서 262개로 크게 늘어난 부분은 고무적이다.
정부 부문 매출도 15.9% 증가한 3억 3,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에만 100만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이 87건 체결되었다.

매출 부문금액 (백만 달러)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총 매출634.3+20.8%
상업 부문 매출299.0+26.7%
– 미국 상업 부문150.0+40.2%
정부 부문 매출335.0+15.9%
– 미국 정부 부문257.0+11.7%
표1. 1분기 매출 실적 요약

수익성 측면도 크게 개선되었다. 전년 동기 기준 1,680만 달러에서 1억 550만 달러로 6배 가량 증가했다. 다만, 불과 22년 말까지도 적자 기업이었던 만큼, 순이익의 성장을 비율로 온전히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역시나 상업 부문의 성장 동력은 AIP였으며, 정부 부문에서는 군사 분야의 인공지능 수요 증가가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팔란티어의 성장동력, AIP

팔란티어의 투자자라면 AIP의 의미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023년 4월 즈음부터 이 회사의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AI 이슈의 중심이었던 엔비디아나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가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 급등 포인트가 단순히 AI 테마 뿐인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 즈음 팔란티어는 AIP를 출시했다.

팔란티어의 수익모델은 기업용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공급이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CAD나 MS Office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사실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는 ERP나 그룹웨어 등과 같은 사내 전산화 프로그램에 가깝다.
아마도, 해당 작업에 참여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결과물은 허접해 보여도, 대단히 골치아픈 작업이라는 걸.

당연하게도 각 기업에게 의미가 있는 데이터와 그 유형, 그리고 데이터의 취급 절차나 방식은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끊임없는 상담과 피드백을 하며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한 회사가 전면에 Platform이라는 단어를 내세우기 시작했다는 건 다양한 직군이 범용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을 법한 기본 바탕과, 각자 사용자 특성에 맞출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갖추어 졌다는 이야기다. 이는 다양한 산업과 직군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쌓였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고객이 팔란티어의 서버를 이용하게 되어, 요금 인상의 여지가 생긴다는 부분도 있다.

고객 입장에서 맞춤형 정장과 기성복 정장을 구매하는 건, 접근성과 효율 측면 모두 크게 다르다.

그 동안 쌓아온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전에 제작한 정장으로도 고객의 체형과 취향에 꼭 맞는 옷을 권할 수 있다면, 맞춤형의 수익성과 기성복의 생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성복의 퀄리티가 시원치 않다면? 아무리 Platform이라도 기대했던 것 만큼의 성적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팔란티어 고평가, 해소 가능한 수준일까?

물론 순이익이 528%나 증가하긴 했지만, 앞서도 말했듯 기저효과의 영향이며 이러한 성장의 지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한 면에서 20%에 불과한 매출 성장은 조금 뼈아프다.

AIP로 인한 이익 마진이 개선될 여지가 있는 것도 맞다. Platform 형태의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비용은 줄어들 여지가 크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얼마나 줄어들까? 라는 의문이 남는다.

PLTRDDOGADSKTEAM
매출 총 마진 (TTM)81.16%81.42%91.58%81.86%
표2. 피어그룹 매출 총마진 비교

위의 표에서 보이듯이 팔란티어의 매출 총 마진은 무려 80%를 상회한다.
팔란티어와 자주 비교되곤 하는 DATADOG(DDOG)나 피어 기업인 Atlassian Corp.와도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팔란티어와는 성격이 다른 서비스를 하고있는 AutoDesk 수준으로 마진이 개선된다 해도 그 규모가 다소 제한적이고, 팔란티어와 좀 더 유사하면서도 이미 다양한 가입자 풀을 가지고 있는 DDOG를 보면 AIP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마진을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뻔한 결론이지만 매출과 가입자수의 유의미한 증가가 확인되어야, 팔란티어의 AIP가 허황된 기대가 아님을 증명할 수 있다.


결론

결코 부진했다고 볼 수 없지만, 지금까지의 고평가 논란을 잠재울 만 한 실적은 아니었다.
매출과 이익의 증가는 고무적이지만,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고벨류를 유지할만한 매력적인 스토리와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기업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AIP 플랫폼의 성과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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