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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애플이 바이두 AI(어니)의 적용을 검토 소식이 이슈가 되고 있다. 자사 OS의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해온 기업인 만큼 구글이나 OpenAI 등 타사의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는 게 놀라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대표기업 바이두가 검토 대상이 되니 본질이 다소 호도된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애플의 바이두 AI 도입 검토는 당연한 일이다.
애플이 타사 AI를 검토하는 이유
지난 주, 애플이 구글의 제미나이를 검토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OpenAI 도입을 논의 중이라는 기사도 이어졌다.
애플의 자체 AI 개발이 다소 뒤쳐진 상황에서 AI 시장은 이미 본격화되었다. 유력한 경쟁자인 삼성의 갤럭시 최신 기종(S24 시리즈) AI 기능 탑재에 이어, 직전 기종(S23, Flip5 시리즈)의 AI 기능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해당 기능 및 업데이트 지원이 상당히 좋은 반향을 얻고 있어 애플로써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
물론 애플도 지난 실적 발표에서 자체 AI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차기 라인업부터는 완성형 AI 스마트폰이 나와야 하는 분위기인 만큼 자체 개발에만 의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중국의 AI 시장 규제
중국 정부는 AI 모델에 대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의 심사를 거치도록 규제하고 있다. 2023년 8월 규제가 시작된 이래 바이두,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기업 40여 곳이 승인되었으나, 외국계 기업이 승인된 사례는 없다. 중국 내에서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의 사용이 제한되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보다도 민감한 AI의 승인 제한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따라서, 애플이 중국에 AI 기능 없는 스마트폰 출시를 마음먹지 않는 한 바이두와의 협업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는 삼성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가장 최신 기종인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에 있어, 중국 모델에는 바이두 어니(Ernie)를, 이외 시장에는 구글의 제미니 모델을 탑재해 판매 중이다.
그럼에도 놓칠 수 없는 시장, 중국
그럼에도 중국은 애플에게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2023년 초 중국 내 아이폰 점유율은 17.3%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애플의 매출 성장을 이끌어온 핵심 시장 중 하나다.
1위의 영광도 잠시 뿐, 화웨이를 필두로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의 공격적 가격 정책으로 아이폰 판매는 하락세를 맞아, 점유율은 다시 1위를 내주었으며, 2024년 첫 6주 기준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나 감소하기도 했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상하이에 8번째 매장을 오픈했으며, 애플 CEO 팀쿡은 지난해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회동을 가지는 등 중국 시장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을 미루어 판단할 때, 다급한 애플의 바이두 AI 도입, 파격 행보 등의 표현은 너무나 지나친 표현으로 보인다.